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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공부

"오일러 상수 감마"를 읽으며... (1)

"오일러 상수 감마"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책은 가볍게 읽을 수준을 뛰어넘어 숫자와 증명이 난무합니다. 그래서 재밌습니다. 요즘 이런 책 잘 없거든요.


책에 나온 내용들을 조금 추려서 올려보겠습니다. 거의 그대로 올리는 것도 있고, 증명을 약간 수정하여 올리는 것도 있습니다. 번역이 아주 깔끔하진 않아서, 말이 이상하게 꼬여있는 부분이 있더라구요. (아니면 내가 이해력이 딸리나...?)


책에는 없지만 있으면 좋겠다 싶은 내용들도 중간중간 보충용으로 넣을 계획입니다. 이쁘게 봐주세요...?




16세기 유럽에 존 네이피어(John Napier)라는 양반이 있었습니다. 수학자 겸 물리학자 겸 천문학자였다고 합니다. 그 시대 학자들은 으레 멀티를 뛰었으니 이 정도 겸직은 흔했을 겁니다. (역시 영원히 고통받는 공돌이) 이 양반이 누군고 하니, 바로 '로그(log)'를 만든 분입니다. 갑자기 호칭이 [양반]에서 [분]으로 올라간 것 같다면 기분 탓만은 아닙니다. 로그의 개념이 수학에 준 영향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절대 저의 필력이 딸려서 말줄임표로 얼버무리는게...)

이 분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신 분들은 여기여기를 보시면 됩니다. 아니, 그냥 구글링 하세요. 전 스토리텔링은 능력이 딸려서 자세한 내용은 생략한다. 생략합니다. (본의 아니게 위키니트 인증...)


이제 본격적으로 들어가봅시다. 네이피어는 아래 그림과 같은 상황을 상상했습니다. P는 A에서 B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속도는 거리 PB에 비례하여 점점 느려집니다. 다시 말해 거리 PB가 시간에 대해 등비적입니다. (왜 그런지는 직접 생각해보시거나 증명해보세요.) 그리고 P가 A를 출발할때 Q는 점 0를 출발합니다. Q의 움직임은 등차적입니다. 즉, 등속도 운동입니다.



계산을 간단히 하기 위해 P와 Q의 초기속도가 107이라고 합시다. 그리고 점 A-B간 거리도 107이라고 합시다. (이렇게 큰 수로 잡은 힌트를 약간 주자면, 모든 계산 결과를 정수형태로 나타내서 truncation 오차를 줄이기 위함입니다.) 네이피어는 당당하게(?) 본인의 이름을 따서 NapLog를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즉, "NapLog라는 함수 또는 연산자는 거리 BP와 거리 OQ의 관계를 나타낸다." 정도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이제 두 점이 출발한 후 아주 짧은 시간 Δt가 흐른 후는 이렇게 쓸 수 있겠죠.



여기서 시간 Δt만큼이 한번 더 흐르면



Δt가 r번만큼 흐르면



가 됩니다. Δt를 아주 짧은 시간이라고 했는데, 때마침 107이 지저분하게 있으니 이걸 지울 목적으로 Δt=10-7이라고 해봅시다. 그럼 위 식은



가 됩니다. 


이쯤 되면 궁금한 게 하나 생기죠. "그래서 어쩌라고?" 그래서 어쩔 건지는 다음을 보시죠.



Ta-da! 두 수의 곱을 두 수의 합 형태로 바꿨습니다. 증명은 어렵지 않으니 직접 해보세요. 사실 위 형태는 우리가 쓰는 로그와 거의 같습니다.


이 식이 의미하는 바를 조금만 설명해보겠습니다. 요즘이야 숫자 계산을 손으로 할 일이 별로 없죠. 하지만 네이피어가 살던 16세기는 어땠을까요. 게다가 엄청 큰 두 수를 곱해야 한다면? 계산하다 점심 먹고 계산하다 저녁 먹고 검산하다 잤을 겁니다. 특히 항해, 천문 분야에선 큰 수를 곱할 일이 많았을 겁니다. 그런데 네이피어가 위 계산식을 뙇! 하고 내놨습니다. 이제 로그표만 있으면 됩니다. N1, N2의 로그값을 표에서 찾습니다. 그리고 더합니다. 더한 결과를 로그표에서 '역방향으로' 찾은 후 107을 곱합니다. 그럼 N1xN2가 뙇! 하고 나옵니다. 이게 왜 좋냐고요? 더하기가 곱하기보다 쉽거든요. 


제가 학교 다니던 80-90년대만 해도 수학책 뒤에 로그표가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도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정규분포표도 있었지...)




참고+재미(?)로, 위 문제를 보다 현대적인 방법으로 풀어보겠습니다. 점 P의 속도가 BP 거리와 같으므로,





초기조건으로 t=0일 때 BP=107을 넣으면


 



가 됩니다. Q의 위치는 쉽죠. 등속운동이니까 아래와 같습니다.



이왕이면 네이피어가 했던 것처럼 해볼까요. 시간을 아주 작게, 107개만큼 나눠서 한 단위를 r이라고 합시다. 그럼 BP는 아래처럼 됩니다.



뙇! 네이피어의 식과 같은 식이 나왔습니다. 결국 네이피어는 NapLog를 통해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로그를 표현한 겁니다. 그리고 107을 더 큰 수로 바꾸면 양변의 값은 더 가까워질 겁니다. 참고로, P는 저런 식으로 움직여서는 절대 B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r이 아무리 커도 BP는 0이 될 수는 없거든요. 오오 P... 아임 쏘리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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